> 여행탐방 > 여행
자연과 하나 된 제주의 돌, 바람 그리고 물봄, 그리고 제주 <2> 천국의 휴식, 비오토피아
조미정 기자  |  007president@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2016년 06월 22일  13:00:03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중국인과 관광객이 넘쳐대는 복잡한 제주가 싫다면 호젓한 제주의 숨은 비경을 찾아보길 권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비오토피아’는 이번 제주 여행의 클라이맥스였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이곳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이 설계한 포도호텔, 수풍석 박물관, 방주교회가 있는 곳이다. 사실 비오토피아는 사유지 안에 있다. 그래서 철저히 인터넷 예약제로만 운영되고 하루에 두 번, 스물 명씩 단 40명의 방문객에 한해 출입이 제한된다. 대한민국 최상위 클래스의 고품격 공동체이다 보니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지만 수풍석 박물관을 돌아보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다면 그건, 매우 아쉬운 일이 될 것만 같다.

신들의 휴양지, 핀크스 비오토피아의 고요
존재자체로 예술작품이던 수·풍·석 박물관
노아의 방주 닮은 ‘방주교회’ 영롱한 기품

# 제주의 비버리힐즈, 명성 그대로
비오토피아는 제주도의 비버리힐즈라 불린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어우러진 천국의 휴식장소, 73만㎡ 규모의 거대한 별장 마을이다. 이곳에는 포도호텔, 수풍석 박물관과 두손 미술관, 방주 교회, 레스토랑 등이 있는데 거주자가 아닌 경우는 들어갈 수 없는 철통경비를 자랑한다.

특히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은 예약이 필수이고, 거주하는 지인(김희애가 살고 있다)의 허가를 받았거나 포도호텔 투숙객들의 사전예약에 한해 출입이 허용된다. 그래서 ‘내 돈 내고 내가 먹겠다는데 왜 막느냐’고 물으면 절대 안 통한다. 실제로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어서 음식점이 부재하다. 근처에서 뭘 먹겠다고 들어왔다가는 끼니를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수풍석 박물관을 보기 위해 그런 불편함 정도는 감수할 만하다. 근처 루체빌 리조트 ‘해밀’에서 다행히 골프장 클럽하우스의 한 끼 같은 식사를 해결하고 예약 시간을 맞춰 들어오면 포도호텔 마당에 서 있는 수풍석 박물관 만남의 장소 표지판을 볼 수 있다.

   
▲ 우주선이 착륙한 듯 한 수 박물관에서 하염없이 별을 세보는 것은 어떨까.

# 돌, 태양의 위치에 따라 다른 빛
정확한 시각에 집결한 20명의 일행을 태운 셔틀버스가 매우 친절한 해설자와 함께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여름 제주의 햇살이 너무나 눈부셔 비오토피아 일대가 마치 신들의 휴양지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고품격 별장 마을답게 집과 마당의 스케일이 보통이 아니다. 저런 곳에 살면 참 좋겠다 감탄할 즈음, 돌 박물관에 먼저 도착한다. 네모나고 색이 바란 컨테이너 박스 같은 느낌의 박물관 안에는 그야말로 돌이 덩그렇게 놓여있다.

   
▲ 수 박물관은 비오토피아 내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하늘을 담는 물의 반영이 달라지는 곳으로 대자연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박물관 앞에 손 모양의 돌 조각이 가까이 있는 손과 멀리 보이는 산방산과 대비돼 묘한 리듬감을 준다.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에 난 하트모양의 구멍에서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느낌의 빛이 들어온다. 그 빛이 박물관 안의 낮은 돌과 조화를 이룰 때 절로 입에서 ‘아!’하고 탄성이 터진다. 안에서 하트였던 구멍은 밖에서는 하트가 아니다. 건축가 이타미 준은 단순히 뭔가를 전시하는 원론적인 박물관이 아닌 ‘명상의 공간’으로서의 특별한 세계를 세인들에게 던져주었다. 박물관은 그냥 박물관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숨을 쉬며 그 존재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 되는 기가 막힌 세계를 구현해낸 것이다.

   
▲ 비오토피아는 사유지다. 우린 누군가의 앞마당을 걷고 있다.

#수, 대자연의 움직임 고스란히
돌 박물관을 지나 생태공원을 걷는다. 핀크스가 창업주의 손을 떠나 SK그룹의 손에 넘어가자 능력있는 입주민들은 20만여 ㎡의 생태공원을 기업으로부터 직접 사들였다. 수풍석 박물관은 그렇게 입주민이 사들인 생태공원 안에 있는 것으로 방문객은 누군가의 집 앞마당을 주인의 허락을 받고 걸어 다니는 셈이다.

어떤 사람들은 걷다가 남의 집 대문의 초인종을 누르기도 하고 호기심에 기웃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엄연히 사유지를 활보하는 경우이므로 지나친 관심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생태공원은 수려하고 고즈넉해서 누구라도 힐링할 수 있는 산책길이다.

그렇게 이어진 길의 가운데는 바람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언뜻 보면 회색빛 마굿간 느낌인데, 안에 들어가서 느끼는 바람소리는 정말 오묘하다.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빛과 바람의 미세한 차이가 느껴진다. 물론 예민해야 한다.
바람 박물관의 제주 바람 소리를 느끼며 마지막으로 돌아본 곳이 물 박물관이다. 세 박물관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라면 주저없이 이곳을 꼽을 것이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하늘을 담는 물의 반영이 달라지는 곳으로 대자연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빛과 반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다려서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이다. 비오토피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참 좋을 것 같다.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지는 생태정원을 지나 물 박물관까지 걸어와 별과 조명이 떨어지는 곳에서 하염없이 별을 셀 수도 있을 테니까. 물과 바람과 돌이 그렇게 가슴속에 쏟아져 내렸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보자마자 부러웠다.

   
▲ 수풍석 박물관 인근에는 아름다운 방주교회가 있다. 건축가 이타미준의 신조는 ‘절대 자연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거울로 된 건물 외벽은 물로 둘러싸여 있어 교회 전체가 바다에 떠 있는 듯하다.

# 바다에 떠 있는 듯한 방주교회
수풍석 박물관 인근에는 아름다운 방주교회가 있다.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은데 방주교회 역시 이타미 준의 작품이다. 건축가 이타미 준의 신조는 ‘절대 자연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거울로 된 건물 외벽은 물로 둘러싸여 있어 교회 전체가 바다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노아의 방주는 이런 모습이었을까. 거울과 어우러진 목재 자재는 모양만 노아의 방주를 본 뜬 게 아니라 재질마저도 자연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외벽 거울과 물에 반사되는 건축물 앞에서 누구나 이 방주를 타야할 것만 같다. 방주교회 역시 태양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색채를 발산한다. 이렇게 맑은 날은 물고기 비늘처럼 에메랄드빛으로 영롱하다. 아름다운 교회를 보고 있노라면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그 안에서 예배를 보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고요한 기품이 인상적이었던 비오토피아는 제주의 숨은 비경이 아닐 수 없다. 눈을 감고 제주의 바람과 돌, 물의 기운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조미정 기자 

조미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섹션별 인기기사
        기획특집
        여행탐방
        이시각 주요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44691)울산 남구 돋질로 82, 5F  |  Tel 052-275-3565  |  Fax 052-260-8385  |  사업자등록번호 610-81-32007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울산, 아01008  |  등록일자 2006.02.13  |  발행인/편집인 홍성조  |  청소년보호책임자 홍성조
        Copyright © 2013 울산종합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