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 “1등 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나요?”
[4등] “1등 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나요?”
  • 빈난실 기자
  • 승인 2016.04.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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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등' 리뷰
▲ 영화 '4등' 포스터
 
수영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매번 ‘4등’만 하는 준호. 준호는 그저 수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초등학생이지만, 엄마는 4등만 하는 아들이 너무나도 답답하다. 지극정성으로 준호의 앞날만을 위하는 엄마는 ‘1등’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 광수를 만나 코치를 부탁하고, 광수는 준호를 1등으로 만들기 위해 강압과 체벌로 지도한다. 아들이 코치에게 맞아 온몸에 멍이 든 것을 보고도 모른 척하는 엄마. 아빠가 그 사실을 알고 화를 내자 지친 얼굴의 엄마는 결국 진심을 토로한다. “나는 준호가 맞는 것보다 4등 하는 게 더 무서워.”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인권영화 12번째 프로젝트 ‘4등’이 개봉과 동시에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며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피엔드’, ‘사랑니’, ‘은교’ 와 같은 전작에서 사회적으로 터부시하는 주제들을 파격적인 시선으로 다뤘던 정지우 감독이 이번 영화 ‘4등’에서는 항상 메달권 직전에만 머무르는 수영 꿈나무, 아들을 무조건 1등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엄마, 선수의 성공을 위해서는 체벌도 불사하는 코치 세 사람을 통해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체벌 문제와 극성적인 요즘 부모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세상에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국가인권위원회나 체벌, 극성 부모와 같은 키워드에서 영화가 시종일관 우울하거나 답답할 것 같다는 인식이 들 수도 있지만, 일상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장면들에서 터져 나오는 공감의 웃음은 관객들을 ‘4등’의 이야기 속으로 더욱 실감나게 빠져들도록 한다.  
 
영화가 흡입력 있게 느껴지는 것에는 실력 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을 하는데, 코치 ‘광수’ 역을 맡은 박해준은 눈빛과 몸짓 어느 하나 허투루 쓰지 않고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요즘 극성 엄마의 모습 그대로인 ‘정애’ 역의 이항나는 작품의 분위기와 흐름을 이끄는 주역이다. ‘준호’ 역을 맡은 실제 수영선수 출신 아역배우 유재상 역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연기로 준호 그 자체가 되어주었다. 여기에 아빠 ‘영훈’ 역의 최무성, ‘어린광수’ 역의 정가람 등 어느 배우 하나 들뜨지 않고 배역에 그대로 녹아들어 작품의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영화 ‘4등’은 명확한 주제의식과 깊은 감정을 다루는 동시에 영상미를 살리는 연출에도 정성을 아끼지 않았는데, 특히 수영장에서의 수중장면은 어느 작품과 견주어도 아쉽지 않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준호의 감정과 심경변화를 수영장의 레일과 조명으로 나타낸 장면은 가히 최고의 하이라이트. 자유롭게 헤엄치는 준호의 몸동작과 풍부한 물의 소리, 찬란한 빛의 잔상이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도 오랜 시간 기억에 선명히 남는다.
 
강압과 체벌을 통해서라도 성공을 이루는 게 행복이라는 코치, 맞아서라도 오직 1등만 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엄마. 등수와 관계없이 그저 수영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했던 준호는 이제 좋아하는 수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오직 ‘1등’이 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준호는 과연 엄마의 바람대로 1등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1등이 된 준호는 진정으로 행복할까.
  
 
[한 줄 평] 현실적인 감정 연기의 흡입력, 찬란한 물과 빛의 생동감. (별점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http://mov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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