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소상공인 꿈 펼칠 수 있는 울산 원도심돼야

박해철 / 기사승인 : 2016-02-24 10: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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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해철 기자

최근 골목길이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며 각광을 받고 있다. 낙후되고 촌스러웠던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개성 넘치는 미학과 여유를 간직한 채, 특유의 친근함으로 골목을 찾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이제 골목길에서 주전부리나 불량식품을 팔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젊은 예술가들이 펼치는 하나의 캔버스이자, 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가들의 꿈의 무대이며,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 예술가들의 아지트이자 과거 마산의 번영기를 이끌었던 창동 예술촌은 골목의 상품화에 성공한 사례 중 하나다. 창동의 골목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벽화들이 반겨준다. 시민들을 위한 포토존 벽화, 아름다운 시, 예술작품들이 건물 가득 차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캠페인을 펼쳐 외국인들의 이름을 새긴 블록으로 ‘상상길’이라는 거리를 조성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거리가 먼 나라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외국인이 마산을 찾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창동 예술촌은 마산을 넘어 이제는 한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골목길을 찾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자 ‘시민이 발로 찾은 서울 골목길 명소 30선’을 발간했다. 서울 최고의 관광명소인 정동길, 인사동 거리는 물론, 맛집 골목으로 유명한 동대문 생선구이 골목과 예술가들의 쉼터인 홍대 땡땡거리 등 도시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골목길을 한데 모아 소개하며 골목길의 상품화 및 골목 상권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울산 중구에서도 골목길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구는 원도심 예술화 구경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울산 종갓집 이야기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연계해 관광코스로 꾸미는 것이다. 주된 내용은 주요 골목길을 역사탐방, 산업문화, 패션문화, 생활문화, 음식문화, 예술탐방로 등 6개로 나눠 투어 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과연 원도심 골목길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곳곳에서 다양한 거리들이 조성되고 있어 울산 원도심 만의 스토리와 차별화된 관광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인지, 또 그 이야기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거리의 브랜드화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더 큰 우려는 지속된 중구의 노력으로 조금씩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이 돼가고 있는 원도심 골목이, 과도한 상권 활성화로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전쟁터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골목길의 높은 인기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야기하기 때문에 신사동 가로수 길처럼 본래 소박한 예술 취향과 독자적인 트렌드를 느낄 수 있는 거리가, 언제 프랜차이즈 가게들만 가득한 일반 도심처럼 변해버릴지 모르는 일이다.


원도심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 골목길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울산의 옛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청년들과 소상공인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의 거리로 조성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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