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맛집]울산 성남동 뒷골목, 이자카야의 정석 '제이키친'
[울산맛집]울산 성남동 뒷골목, 이자카야의 정석 '제이키친'
  • 이서정 기자
  • 승인 2015.08.22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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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제이키친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 받을 만 한 곳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이자카야, 제이키친
고소함 가득 크림돈가스‧그 시절, 추억의 도시락
해물마니아가 반한 진한 국물의 맛, 얼큰 짬뽕

재료를 준비하고 있어서 한 번, 재료가 떨어져서 한 번, 가게가 만석이라 한 번. 이렇게 총 세 번의 퇴짜를 맞았더니 은근히 기분 나빴지만 ‘제이키친’이 더욱 궁금해졌다. 대체 음식이 얼마나 맛있길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을까? 어느 날, 성남동 골목을 지나는 순간 번번이 내게 퇴짜를 놓던 제이키친이 생각났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오늘도 사람이 북적이겠지’ 하고 가게 앞에서 고갤 내밀고 스윽 봤더니 비어있는 한 테이블이 내게 어서 들어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 성남동 국민은행 뒤편 골목에 자리하고 있는 ‘제이키친’은 이자카야(일본 선술집)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맛집이다.

성남동 국민은행 뒤편 골목에 자리하고 있는 ‘제이키친’은 이자카야(일본 선술집)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맛집이다. 인파가 많은 성남동 차 없는 거리보다 조용한 뒷골목에 위치해 차분하게 초밥을 비롯한 일본식 음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아지트가 될 것이다. 제이키친의 모던하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수제 돈가스와 초밥, 짬뽕, 우동 그리고 덮밥류 등, 젊은 여성들이 달달한 사케와 함께 가볍게 한잔하기도 좋아 보인다. 굶주린 배를 달래려 메뉴판을 보는 순간, 가장 눈에 띠는 식사류는 단연 크림 수제돈가스였다. 한국인이 라면에는 김치를 먹듯 돈가스의 단짝은 늘 브라운소스라고 생각했으나 크림소스가 곁들여진 돈가스라니! 음식을 먹어보지 않았지만 왠지 입 안 가득 부드러움이 몰려올 것만 같다. 계속 먹다보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크림 수제돈가스, 이 음식과 가장 잘 어우러진 요리는 무엇일까 고민하다 뒤늦게 내 선택을 받은 친구는 얼큰 짬뽕이다.

▲ 고소한 크림에 바삭한 돈가스를 푸욱 찍어 먹을때 한 번, 돈가스를 씹을때 또 한 번 감탄하는 그 맛.

포근한 크림돈가스와 도시락의 유혹
최근 뽀얀 국물의 나가사키짬뽕이 대중화되긴 했으나, 은은하게 매운 맛이 올라와야 진정한 짬뽕이라 생각한다. 주문한 음식들이 하나 둘 나오더니 테이블을 자리잡았다. 제이키친의 외관만큼이나 음식 또한 깔끔하고 정갈하니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이유를 깨닫는 순간이다. 젓가락으로 고소한 크림에 바삭한 돈가스를 푸욱 찍어먹은 후에 매콤한 국물을 떠먹으며, 역시 음식만큼은 탁월한 선택을 한다고 스스로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일일이 손으로 빚은 두툼한 수제돈가스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평소라면 몇 번이고 셔터를 눌러대며 다시 찍어야겠다고 한숨쉬지만, 오늘은 ‘멋진 사진을 건져내 얼른 맛보리라’ 다짐했다. 돈가스와 크림소스의 궁합이 조금 생소했으나 포슬포슬한 돈가스 한입에 샐러드를 곁들여 먹고 나면 누구든 감탄사를 내뱉지 않고는 못 베길 맛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돈가스를 담백하게 구워내 달콤한 크림을 더했더니 더욱 조화로운 맛이 탄생한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과연 돈가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가 아닌 색다른 맛으로 개성을 자랑하는 크림돈가스는 제이키친의 효자 메뉴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다보니 돈가스와 함께 나오는 도시락이 눈에 띤다. 제이키친에서 수제 돈가스를 주문하면 1980년대 무렵 학생들이 가지고 다녔던 네모난 양은도시락에 담긴 ‘추억의 도시락’은 덤이다. 돈가스를 시킬 때 면 접시 끄트머리에 쬐끔 밥을 담아주는 야박한 인심이 늘 불만을 가진 나로서는 정말 반가운 일, 부푼 가슴으로 도시락을 열어봤더니 안에는 볶은 김치와 분홍소시지, 그리고 달걀 프라이가 들어있는데 도시락 안의 밥과 반찬이 잘 섞일 수 있도록 흔들어 주는 것이 도시락을 먹는 또 하나의 재미다. 양은 도시락이 생소한 어린친구들은 재미난 추억을, 옹기종기 모여 도시락반찬을 나눠먹던 세대들은 추억의 맛으로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한다.

▲ 해물 마니아들이 충분이 좋아할 만한 은은하게 매운 맛, 제이키친의 얼큰짬뽕이다.
‘얼큰짬뽕’ 한 그릇은 소주를 부르네
대부분의 손님들은 돈가스와 우동류를 시켰고, 서로 나눠먹는 그들의 모습을 봈더니 혼자오기보다는 여럿이서 많은 음식을 함께 먹는 게 더 즐거워 보였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그림의 떡 쳐다보듯 입맛만 다시지 말고 얼른 내 앞에 놓여진 남은 음식들을 먹기로 했다. 먼저 짬뽕 국물을 알맞게 입에 넣었다. 이름처럼 제대로 얼큰한 짬뽕은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푸짐하게 들어간 해산물로 인해 깔끔한 맛과 먹다보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휴지로 이마를 몇 번이나 닦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이키친의 얼큰짬뽕 국물은 다른 가게에 비해 짜지 않으며, 칼칼함과 동시에 시원한 맛으로 그간의 피로를 풀기 좋다. 뜨끈하면서도 속이 풀리는 맛으로 든든한 식사대용으로도 혹은 해장용으로도 좋아 보인다. 오징어, 홍합, 새우 그리고 관자를 넣고 푹 끓인 얼큰 짬뽕은 쫄깃한 면발을 푹 떠서 후후 불며 먹노라면 금세 속이 훈훈해 졌고, 소주를 부르는 비주얼 탓에 메뉴판에 어떤 주류가 있는지 확인해봤다. 크림생맥주와 소주, 버니니를 비롯해 ‘무진구라’, ‘쇼치쿠바이텐’과 같은 일본식 청주 등 주류도 다양하다. 저온에서 고온까지 폭넓은 온도로 즐길 수 있는 일본 청주는 겨울과 잘 어울리지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오는 요즘은 가을의 정취를 더욱 느낄 수 있으므로 함께 먹기를 추천한다. 뜨끈하고 개운한 짬뽕 국물에 돈가스와 번갈아 한입씩 먹다보니 어느새 설거지한 듯 깨끗이 비워진 그릇을 발견하고 어느덧 불러온 포만감에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이미 일식은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음식이다. 밥집부터 술집까지 언제든 원할 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맛집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먹는 즐거움’도 중요시 여기는 지금, 손님만 많은 별 볼일 없는 맛집을 추천해줬다가 욕을 먹기 십상이다. 음식이야 입맛에 따라 내놓은 의견도 다르지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제이키친이라면 당신도 심 봉사 마냥 두 눈이 번쩍 뜨이리라 생각한다.

[위치] 울산 중구 중앙길 100 ‘제이키친’
[메뉴] 오리지널 등심가스+도시락(8800원), 크림돈가스+도시락(8800원), 나가사키짬뽕(8800원), 얼큰짬뽕(8800원), 야끼우동(1만원), 오늘의 초밥(1만5000원) 등
[오픈] 월~목 5시, 금요일 12시(3시~5시50분 재료 준비시간)
[문의] 052-977-0202
[재방문의사] 90%

글, 사진=이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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